기웃기웃~

고흐의 나무-피천득의 금아연가 중 사랑/사랑은 오래참고-피아노연주

다음에...^^* 2006. 12. 3. 23:22

  글  / 사    랑 - 皮千得

그림 / 나 무 - 고 흐 사랑의 향기마을 길가에 수양 버들 오늘 따라 더 푸르고
강물에 넘친 햇빛 물결 따라 반짝이네
임 뵈러 가옵는 길에 봄빛 더욱 짙어라
사랑의 향기마을

눈썹에 맺힌 이슬 무슨 꿈이 슬프신고

흩어진 머리칼은 흰 낯 위에 오리오리

방긋이 열린 입술에 숨소리만 듣노라

사랑의 향기마을
높은 것 산이 아니 멀은 것도 바다 아니
바다는 건널 것이 산이라면 넘을 것이
못 넘고 못 건너 가올 길이오니 어이리


사랑의 향기마을
모시고 못 산다면 이웃에서 사오리다

이웃서도 못 산다면 떠나 멀리 가오리다

두만강 강가이라도 이편 가에 사옵고져

사랑의 향기마을
보는 것 만이라도 기쁨이라 하셨나니

지금도 이 땅 위에 같이 살아 있는 것을

어떻다 그 기쁨만도 드려서는 안되는고

사랑의 향기마을
추억에 지친 혼이 노곤히 잠드올 제

멀리서 가만가만 들려오는 발자욱은

꿈길을 숨어서 오는 임의 걸을이었소

사랑의 향기마을
그리워 애닲어도 부디 오지 마옵소서

만나서 아픈 가슴 상사보다 더하오니

나혼자 기다리면서 남은 일생 보내리다

사랑의 향기마을
목청이 갈라지라 엷은 가슴 미어질 듯

제 사랑 제 못이겨 우는 줄도 아옵건만

아쉬운 마음이라서 행여행여 합니다


사랑의 향기마을
번지고 얼룩지고 마디마디 아픈 글을

입술 깨물고서 말 만들어 보노라니

구태여 흐르는 눈물 편지 다시 적시오

사랑의 향기마을
날 흐린 바다 위에 갈매기들 우는고야

흩어진 머리칼에 빗질 아니 하시리니

비나니 임의 나라에 날씨 명랑 합소서

사랑의 향기마을
때마다 안타까와 불러보는 그 이름은

파란 하늘 푸른 물결 두 사이를 지나가서

애달픈 목소리라도 다시 들려 주어라

사랑의 향기마을
하루를 보내 노면 와서 있는 또 하루를

꽃이 져도 잎이 져도 찾아오는 또 하루를

닥쳐올 하루하루를 어찌하면 좋으리오

사랑의 향기마을
오실 리 없는 것을 기다리는 이 마음을

막차에 나리실듯 설레는 이 가슴을

차 가고 정거장에는 자명등이 꺼지오

사랑의 향기마을
예서 마주 앉아 꽃다발을 엮었거니

흩어진 가랑잎을 즈려 밟는 황혼이여

여울에 그림자 하나 흘러 흘러 갑니다

사랑의 향기마을
문갑에 놓인 사진 고요히 빛을 잃고

어스름 어슴푸레 이 하루도 저무를 제

나뭇잎 지는 소리를 아픈 가슴 듣노라

사랑의 향기마을
꿈 같이 잊었과저 구름 같이 잊었과저

잊으려 잊으려도 잊는 슬픔 더욱 커서

지난 일 하나 하나를 눈물 적셔 봅니다

사랑의 향기마을
설움은 세월 따라 하루 이틀 가오리다

아름다운 기억만이 가슴 속에 남으리다

옛 얼굴 떠오르거든 고이 웃어 주소서

사랑의 향기마을
훗날 잊어지면 생각하려 아니하리

이따금 생각나면 잊으려도 아니하리

어디서 다시 만나면 잘 사는가 하리라

사랑의 향기마을
이상은 여고시절 선생님께 받은

皮千得의 시집 珊湖와 眞珠

琴兒戀歌를 옮긴 것입니다

사랑의 향기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