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시 모음 / Tears in your eyes (겨울연가 OST)
달 아래 오동잎 말없이 지고 서리 속에 들국화 외로이 피네.
하늘에 닿을 듯 높은 누각에 취하여 바라보는 슬픈 눈길들,
서러운 거문고 쓸쓸히 울어, 이별의 피리 소리 가슴아파라.
내일 아침 우리 서로 헤어진 뒤면, 그리움은 강물처럼 끝없을 것을.
이별하기 전날 밤에 둘이 만나는 모습.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訪歡時歡訪? (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 이 시는 김안서 작사, 김성태 작곡으로 <꿈길에서> 라는 제목의 가곡으로 만들어졌다.

雪中前朝色 (설중전조색) 눈 가운데 옛 고려의 빛 떠돌고
寒鐘故國聲 (한종고국성) 차디찬 종소리는 옛 나라의 소리 같네
南樓愁獨立 (남루수독립) 남루에 올라 수심 겨워 홀로 섰노라니
殘廓暮烟香 (잔곽모연향) 남은 성터에 저녁연기 피어 오르네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어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 이별의 회한을 노래한 것으로 황진이가
시조의 형식을 완전히 소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시조이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 외로운 밤을 한 허리 잘라내어 님 오신 밤에 길게 풀어 놓고 싶다는 연모의 정을 황진이만의 맛깔난 어휘로 노래하고 있다. |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 황진이 자신을 청산에 비유하여 변치 않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 산은 옛 산이로되...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 것은
* 황진이 자신을 청산에 비유하여 변치 않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 잣나무 배 <황진이>
저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조그만 잣나무 배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뒷사람이 누가 먼저 건넜느냐 묻는다면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후라 하리
小栢舟(소백주)
汎彼中流小柏舟 幾年閑繫碧波頭 後人若問誰先渡 文武兼全萬戶侯
범피중류소백주 기년한계벽파두 후인약문수선도 문무겸전만호후
* 세월이 흐른 뒤, 황진이가 자신의 첫사랑을 생각하며 지었을 법한 시이다.

一派長川噴壑?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 황진이가 자신을 포함한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사랑한 박연폭포.
송도의 기생이었던 황진이는 물론 이곳을 자주 방문하여 풍류를 즐겼을 것이다.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유려한 표현은 박연의 장관을 짐작케 한다.
박연폭포는 현재 개성시 개풍군(開豊郡) 천마산(天摩山) 기슭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