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주섬·시

빈집-기형도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詩 100편中 13 / Laquiruna-Acuarela En El Viento

다음에...^^* 2008. 4. 4. 01:19

    빈 집 / 기 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1989년>

▲ 일러스트=권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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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출생하여
연세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84년에 중앙일보사에 입사, 
정치부·문화부·편집부 등에서 근무했다.
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한 그는 이후
독창적이며 강한 개성의 시들을 발표해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상자했으나 
1989년 3월 7일 새벽 뇌졸증으로 사망했다.
저서로는 유고시집 <입속의 검은 잎>, <짧은  여행의 기록>,
추모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전집 <기형도 전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