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주섬·시

광야-이육사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詩 100편中 27 / 광야(쾌도 홍길동)-이창희

다음에...^^* 2008. 4. 19. 20:59

▲ 일러스트=권신아


광 야 (曠野) / 이 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39년>  
      

 

 

이육사(李陸史,1904.4.4 ~ 1944.1.16)
본명은 원록. 경북 안동출생.
중국 북경대학 사회과를 졸업했다.
육사는 아호(兒號)이자 형무소 복역시
수인 번호인 64호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제에 저항하다가 10여차례의 구금 투옥을 겪기도 했다.
윤동주와 더불어
일제말 저항시인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시인이다.
시 <황혼>을 <신조선>에 발표하면서 그는 문단에 데뷔하였고,
1937년 <자오선>의 동인으로 활동했다.
유저로는 친지들에 의해 발간된
《육사시집(1946)》 《광야(1971)》,
시와 산문을 총정리한 《광야에서 부르리라(1981)》
《이육사전집(1986)》 등이 있다.
1968년 안동에 육사시비가 건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