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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he Blues-웅산 2집

다음에...^^* 2007. 12. 22. 13:34

jazz vocalist
Woong San
2nd album, The Blues

        아티스트 - 웅산 / 발매일 - 2005-11-07 / 앨범장르 - 재즈


  1. Call Me
  2. 돈다. 그래도 제자리
  3. Woman
  4. I'd rather go blind
  5. 취하다
  6. 삶
  7. Fine and mellow
  8. 청량리 부르스
  9. Just like ( I treat you baby )
  10. 잊어야 한다면
  11. 몽상
  12. 비새 (雨鳥)

웅산  (Woongsan)
본명 : 김은영  
출생 : 1973년 
데뷔 : 2003년 1집 앨범 'Love Letters' 
경력 : 단국대학교 생활음악과 보컬교수
수상 : 2003년 MM JAZZ 베스트뮤지션 선정 


블루스·재즈는 한국에선 아직 마니아 취향이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일쑤다
     최근 가슴과 귀에 쉽게 와 닿으면서도 장르의 색깔을 살린 앨범들이 잇따라 나왔다.     
나윤선, 정말로와 함께 3대 재즈보컬로 이름을 알린
웅산이 두 번째 앨범 <더 블루스>를 내놨다.
또 젊은 연주자들이 뭉친 재즈밴드 ‘젠틀 레인’과 ‘프렐류드’도
각각 첫 번째 앨범으로 인사했다. 
연말에 긴 여운을 남길 이들의 결실을 살펴본다.
블루스는 직설적이다. 노랫말부터 그렇다. 예를 들면
세련된 매너는 미뤄두고 ‘너 어제 바람 피웠지’라고 대놓고 날리는 거다
기본 형식은 단출하다. 두 번 반복하고 결론이 나온다
‘바람 피웠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또 그러면 국물도 없어’로 마무하는 식이다
그런데 미와 시를 반음 낮춘 이른바 블루스 스케일에
노랫말을 풀어놓으면 저 밑에서부터 미묘한 애조가 치밀어 오른다
때때로 유치하도록 치닫는 노랫말과 이 묘한 음계에 깊은 보컬이 엮이면
앞뒤 사정, 이놈 저놈 가리지 않고 바로 가슴에 꽂혀버린다.
이슬같이 똑똑 떨어지는 눈물이 아니라 콧물 범벅이 된 얼굴을 보는 것처럼
웃기기도 되게 웃기고 슬프기도 되게 슬프다. 
재즈보컬 웅산의 목소리는 블루스의 매력을 담아내는 중저음 질그릇이 됐다
최근 나온 두 번째 앨범 <더 블루스>를 들어보면 된다
미국 흑인들의 노동요에서 시작해 록과 재즈의 뿌리가 된 블루스로
그는 고집스럽게 거슬러 올라간다. “재즈보컬로 10년 걸어왔어요
그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재즈는 돌려서 풀어간다면
블루스는 한번에 그냥 와 닿는 거죠  우리 노동요랑 비슷한 면이 있어요
‘아이고 허리야’ 선창하면 따라하고 얘기를 보태는 식이죠
한 같은 정서가 맥이 닿아 있고요.” 
이 원형질 음악은 변화무쌍하다. 이를 담아내는 웅산의 보컬도 그렇다.
전형적인 블루스 곡인 ‘삶’은
쿵짝 거리는 리듬으로 목을 뺐다 넣었다 꼼지락거리게 한다
보컬이 칼칼하게 힘을 받쳐준다
한국적 정서를 버무려 옷고름 배배 꼬며 애간장 타게 하는 노래들이 뒤따른다
1985년 명혜원이 발표했던 ‘청량리 블루스’에서는 이끼 낀 목소리가 휙휙 감긴다
신중현의 곡 ‘잊어야 한다면’은 창자 속까지 들어와 스멀거린다
웅산이 빚어낸 블루스는 눅진하지만은 않다
차갑고 꿈꾸는 듯한 풍경은 첫 곡 ‘콜 미’에 아른거리고 목소리는
아스팔트 위로 흩날리는 진눈깨비 같이 스산하다. 
웅산은 ‘웅산스러움’을 거의 완성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브라스 밴드 단원이었고
대학 때는 ‘돌핀스’라는 록밴드의 힘이 뻗치는 보컬이었다
빌리 할리데이 노래에 꽂혀 재즈 보컬로 진로를 튼 뒤
소리를 내뱉고 삼키며 조절하는 법을 터득했다
1998년께부터 일본 주요 도시에서 매년 4~5차례 공연해 이름을 알렸는데
직구 같이 뚫고 나가는 목소리가 한몫했다
이번 앨범 12곡 가운데 8곡은 직접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편곡했다
여기엔 2년 전 첫 앨범 <러브레터>에서 보였던 머뭇거림은 없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가 충북 단양에 있는 구인사로 들어가
머리 깎으려 했다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1년 하고 여섯 달을 채소 캐고 공양 들이며 보냈다
노랫말이 자꾸 입가에 맴돌아 속세로 내려왔다는데
애초에 절에 들어간 까닭은 이렇다
"친구들과 한창 많이 어울렸어요
친한데도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거예요
왜 이래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친구 집으로 가는 길에 청량리 588이 있었어요
슬픈 ‘청량리 블루스’를 봤어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 들고 너절한지 누군들, 언제인들 또렷이 알겠나
어쨌든 그는 웃으며 우는 블루스로 주름진 얼굴들을 위로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