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이제는~~
오늘은 온종일 비가 내리네요 개화를 준비하는 목련의 솜털같은 꽃봉오리 위에 가랑비가 내리네요
추웠던 겨울 긴 잠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여린 강아지풀에게도 포릇포릇 생동감을 더해 주려는 봄비가 내리네요
잿빛 하늘 흐느적이는 늦은 밤의 가로등 아래 스며들지 않는 아스발트 위를 소리도 없이.. 다가 오지도 않는듯.. 조용히.. 거부할 수 없게 젖어드는 촉촉한 봄비가 내리네요
아롱아롱 아지랑이는 봄비를 뿌리고야 잡히려나 봐요 빛깔 고운 봄꽃들도 봄비를 앞세워야 제 색을 보이려나 봐요
그래요~ 이제는~~
내리는 비 피해가지 않을래요 무겁게 짓누르던 죄스런 멍울들은 수북이 쌓인 눈 속에 잠시 묻어 두었어요 무섭게 괴롭히던 어지러운 갈등도 칼바람 결에 슬며시 놓아 두었지요
몸부림 치며 삐집고 움 티우는 목마른 봄의 전령들이... 늘상 어둠의 저편에서 불 밝히지 못하고 꺼질듯이 살아난 간절한 그리움이... 밤하늘 손 닿지 못 할 먼 곳에서 파르르 떨며 빛을 내는 별이 되어 아련한 눈물의 별이 되어 그리고 가랑비 되어 이마음 소리없이 적시나 봐요~
이 봄~ 아스발트를 적시고야 마는 촉촉한 이 비가 누군가를 소용돌이 처럼 맴돌고 있는 누군가를 온종일 흐르게 하네요~~
2007. 3. 4. 가랑비 속에서... 향기 --♡
With You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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