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주섬·시

한잎의여자-오규원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詩 100편中 9 / Tears 1-안단테

다음에...^^* 2008. 3. 29. 13:44

    한 잎의 여자 / 오 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病身) 같은 여자, 시집(詩集) 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1978년>

 

▲ 일러스트=권신아






오규원 (1941.12.29 ~ 2007.2.2)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하여
동아대 법대를 졸업하였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하여 
1982년~2002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냈다 
2003년 제35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문학부문 수상
1982년 현대문학상 수상 
대표작으로는 <사랑의 기교>,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
<하늘아래의 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