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섬주섬·시

山門에 기대어-송수권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詩 100편中 24 / Bells Of San Sebastian-Giovanni Marradi

다음에...^^* 2008. 4. 16. 12:08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 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 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옴을 <1975년>

▲ 일러스트=잠산






송수권 (宋秀權 1940 ~ ) 
호는 평전(平田). 전남 고흥 출생.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현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197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시 <산문에 기대어> 외 4편이 추천되어 등단.  
《목요시》, 《원탁시》동인.
시집으로는 《산문(山門)에 기대어》《꿈꾸는 섬》《아도(啞陶)》
《우리 나라 풀이름 외기》《새야새야 파랑새야》《벌거숭이》
《우리들의 땅》《별밤지기》《바람에 지는 아픈 꽃잎처럼》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 노을》등이 있고,
역사 기행집으로《남도기행》이 있으며
산문집에는《다시 산문(山門)에 기대어》등이 있다.
1975년 문공부예술상, 1985 금호예술상, 1987 전남도문화상,
1988 소월시 문학상, 1990 국민훈장 목련장, 1993 서라벌문학상,
1995 평화문화상, 1999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