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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흰 연꽃 열어 보이더니 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 그 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 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 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 수많은 창(槍)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 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 바닥에 처박혀 그는 무엇을 하나 말 건네려 해도 손 잡으려 해도 보이지 않네 발밑에 떨어진 밥알들 주워서 진흙 속에 심고 있는지 고개 들지 않네 백 년쯤 지나 다시 오면 그가 지은 연밥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으려나 그보다 일찍 오면 빈 손이라도 잡으려나 그보다 일찍 오면 흰 꽃도 볼 수 있으려나 회산에 회산에 다시 온다면 <2004년>
![]() 나희덕 (羅喜德: 1966.2.8 ~ ) 나희덕은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송곡여자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및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2003년 10월 조선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문예창작학과 조교수 2002년 9월~2003년 9월 조선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문예창작학과 전임강사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하였고, 1991년 첫시집인《뿌리에게》를 펴냈다. 이후《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 곳이 멀지 않다》를 펴냈다. 1998년《그 곳이 멀지 않다》로 제17회 【김수영문학상】을 2007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2006년 [소월시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시 집:《뿌리에게》 詩集 창작과비평사 1991,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詩集 창작과비평사 1994, 《그곳이 멀지 않다》 詩集 민음사 1997.10, 《어두워진다는 것》 詩集 창작과비평사 2001.04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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