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 오랫만에 연극관람을 할 수 있었다
맘속에 내재되어 있던 문화의 갈증 생활속에서 배재시키며 지내던 내면의 갈망 조금뒤에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며 갈구하던 열정같은 것이었다
왜 자꾸만 미루며 다음을 다음을 기약했는지... 예전의 열망이 식어버리기 전에 또 사라져버리지 않은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바쁘다 바뻐"
나의 삶 아니 우리세대들의 삶이 늘 바쁘다 바뻐였다 유형의 풍요를 쫓아 자신을 망각하며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 유형의 목표가 그땐 모두의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이제 돌이켜보면 자조적인 웃음만이 그 추억을 그립게한다
조명이 들어오면
가난에 한숨지으며 껌팔이와 넝마줍기 청소부일로 그 가난을 극복하려 애쓰지만 다람쥐 챗바퀴 돌기였고, 길게 늘어선 화장실 아니 그땐 변소라했지 크으~~ 이른 아침부터 엉덩이에 힘주고 비틀어가며 발 동동 구르던 시절.... 네모지게 잘자 걸어둔 신문지 부드러워지라 계속 문지르며 느꼈던 쾌감....
여기저기 싸우던 고함소리는 왜 그리 크고 많았던지...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욕지거리에 너나없이 관대했고... 애써 지내온 일상속에 억울함이 원통함이 극에 달해도 울음으로 거친말로만 뿜어져 마음은 어느새 너그러워지고...
그래도 서서히 조명이 어두워지면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일상이지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또다른 희망이 되고 한쌍의 선남선녀가 새꿈을 엮어나가고.... 어둠과 가난의 시절에 키워가던 우리들의 꿈! 너와 나의 모습이었다
막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어둠속에서는
싸늘한 장독의 냉기를 담요 한장으로 달래며 허무함과 고독함에 몸부림치던 한 소녀가 좀더 하늘이 가까운 장독대에서 우러러 보던 별이 있었다.
물기어린 눈으로 고개젖혀 별을보면 어리어리 흔들리고 떨어질듯 말듯한 눈망울 속에는 별들이 가득 쏟아지고 있었다
운좋아 둥그런 보름달이라도 있으면 빌려온 심훈의 상록수도, 피천득의 금아연가도, 윤동주의 자화상도 청승맞게도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만나곤 했을까... 그땐 달도 밝고 별도 많았는데...
우린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의 여행을 다녀왔다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낀 우리들의 얼굴엔 웃음이 넘쳐나고 풍성한 먹거리와 우리들의 아련한 맘을 술술 녹이는 막걸리까지 더하여
저마다의 이야깃거리로 얼굴은 붉게 마음은 따뜻해져가고 있었다...
깊어가는 겨울밤
인생에 어떤 업적을 쌓고 무엇을 남길것인가 보다는 어떤 사랑을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본다.
이번 연극 관람을 주관하신 장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오며 님들과 함께한 다음에는 참말루 즐거웠답니다...
2007.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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